지구용사 벡터맨이라는 게 있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수학이나 물리에서 나오는 벡터 (vector)가 떠올라서, 그럼 스칼라맨 (scalarman)도 있을까 궁금했는데 그런 건 안 나오더라.
지구용사 벡터맨을 TV에서 맨 처음 봤을 때는 성우가 대사를 녹음했기 때문에 일본 것인 줄 알았다. 당시엔 이런 류의 일본 시리즈를 우리나라 TV에서는 방영하지 못한다는 걸 몰랐다. 그런데 얼굴을 아는 개그맨 유현철이 게로 역으로 나오는 걸 보고서야 비로소 우리나라 작품이라는 걸 알았다.
어쨌거나 얼굴이나 체형이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이 나오는 데다가 수준도 어느 정도 이상은 되기 때문에, 게다가 주제가가 좋고 성우 연기도 멋있기 때문에 특수촬영물 중에서는 초등학교 때 KBS에서 보여줬던 어린이 드라마 빼고는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지구용사 벡터맨>에 나온 배우 중에서 메두사 역을 맡은 오유나와 2부에서 베어 신대웅 역을 맡은 함재희는 그 뒤 KBS 드라마 학교 시리즈에도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2부에서 이글 조비환 역을 맡은 김성수는 KBS 드라마 <풀하우스>와 MBC 드라마 <누나>에 나온 바로 그 사람이다. 벡터맨 이글은 독수리가 아니라 일종의 제비였는데 그 뒤에 나온 드라마에서는 범생이로 나오더라고.
3천 전, 우주의 녹색별만을 찾아 파괴하는 사탄 제국이 비너스별을 공격해 온다. 비너스별은 50년 동안 저항했지만 끝내 파괴되는데, 별이 폭파되기 직전 벡터맨의 DNA와 그 재생 장치를 비너스별의 제7 공주인 레디아 공주로 함께 지구로 보낸다.
그리고 3천 년이 흐른 뒤 메두사 총사령관이 이끄는 사탄 제국의 무리가 지구를 공격해오자 지구용사 벡터맨의 전설이 깨어나기 시작하는데……. 물론 잠에서 깨어나는 건 레디아 공주였지만.
강진호, 조비환 그리고 신대웅은 모두 어려서부터 왼쪽 어깨 부위에 커다란 점을 갖고 있었는데, 레디아 공주가 깨어날 때가 되자 그 점이 빛을 내기 시작하고 공주가 부르는 소리에 이끌려 설악산에 모이게 된다. 진호는 집이 어딘지는 모르지만 설악산까지 헬멧도 쓰지 않은 채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간다. 그것도 한밤중에. 너, 그게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
한편 진호와 대웅이는 설악산에서 처음 만났을 때 오토바이 충돌 사고를 낼 뻔했기 때문에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며 몸싸움을 벌이지만 둘 다 똑같은 점을 가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럭저럭 무마된다. 그리고 드디어 벡터맨의 전설이 시작되었다다다다…….

비너스 별의 제7 공주. 고향별 비너스별은 비록 없어지고 말았지만 3천 년 전 지구로 와 사탄 제국의 침략을 막기 위해 벡터맨을 깨운다. 하지만 초생명 에너지와 그린 파워를 너무 많이 쓰는 바람에 1부가 끝나고 죽는다. 극장판에서는 잠시 영혼(?)으로 나와 라디아를 설득하기도 한다.
사탄 제국의 총사령관. 메두사는 나름대로 악독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더 없이 아름답고 착해 보이는 얼굴을 갖고 있다. 분장의 힘이란 정말. 게로가 부르는 노래와 춤을 좋아하는 걸 보면 취향이 독특하다.
포우는 원래 비너스별의 과학자였다. 아마 3천 년이란 세월을 넘어 지구에 남기 위해 현재의 모습으로 바꾼 것 같다. 처음에는 대웅이가 포우를 무시하며 ‘꼬마 선생’'이라고 불렀지만 언젠가 포우가 레옹 황제를 불러내고 기절한 일 뒤로는 ‘포우 선생’이라고 부른다.
메두사 사령관의 오른팔. 아부를 잘 한다. 극장판에서 메두사에 의해 사람 같은 모습에서 포우와 같은 동그란 로봇 모습으로 바뀐 뒤 2부에서는 계속 그런 모습으로만 나온다. 하지만 극장판은 내용이 2부의 중간에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2부 처음부터 3D로 처리한 게로가나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못 해도 구박 잘 해도 구박이란 명언을 남겼다.
극장판에서 나온다. 라디아는 레디아 공주의 동생으로 다른 벡터맨들과 똑같은 DNA를 갖고 있다. 사탄 제국에 잡혀가 자신이 비너스별의 공주라는 예전 기억이 지워진 뒤 벡터맨을 때려잡는 데 일조하지만 죽은 레디아 공주에 의해 옛 기억을 되찾고는 위기의 벡터맨을 구하기 위해 메두사 총사령관의 모함으로 돌진하여 살신성인한다. 라디아 공주 역을 맡은 성우는 레디아 공주 역 성우와 같다.사탄 제국의 졸개들이 나타나면 일단 강진호, 조비환 그리고 신대웅은 맨 몸으로 싸운다. 그러다가 몰린다 싶으면 그 중 한 명, 대개는 진호가 제안한다.
“안 되겠다. 변신하자!”
그러고 나면 비로소 변신을 시작한다.
“파워 온!”
변신 주문은 간단하다.
주 공격 무기인 기공포로 공격할 때도 무기 이름을 꼭 외쳐야 한다.
하지만 싸움은 만만치 않다. 이제 사탄 제국 쪽에서 몰린다 싶으면 거대 괴물로 변신하기 때문이다.
“안 되겠어.”
사태 파악을 잘 하는 타이거 진호의 한 마디. 이제 벡터맨 자이언트 로봇을 출동시킬 때가 온 것이다. 벡터맨 세 명은 동시에 외친다.
“벡터맨 자이언트 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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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써두었던 걸 다시 정리하고 내용을 좀 더 보태서 올린다. 사진은 2001~2002년 KBS에서 재방영할 때 캡쳐해 둔 건데 그때 캡쳐하기 정말 힘들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