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5분 남았다.
세수할까 했는데 안 했다. 지금 얼굴이 지저분하다. 손도 지저분하다. 밥 먹고 이도 닦지 않았다. 방도 정신없다. 그런데도 기분이 찝찝하거나 싫지 않다. 후훗
20세기를 보내면서 뭔가 마음의 준비를 해야만 하는 것일까? 그러지 않으면 왠지 서운할 것 같기도 하지만 마음의 준비가 전혀 되질 않는 걸 어쩌라구.
난 지금 20세기를 떠나보내서가 아니라 21세기를 맞이하기 때문에 마음이 설레이는 것 같다. 확실히 그렇군.
2분 남았네.
예전에 책에서 읽었던 21세기를 조금이라도 재현해보기 위해서 준비한 게 하나 있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21세기를 맞이하기. 그러면 좀 더 21세기 분위기가 나지 않을까 해서.
1분 남았다.
갑자기 슬퍼졌다. 마음도 아프고 찡하고 조금 눈물도 나려고 하네. 이렇게 맥없이 남은 20여분을 보내 버리다니 난 정말로 나쁜 애다. 20세기야 잘가라. 다시는 못 만나겠네. 안녕 정말 안녕. 죽어도 못 만나네……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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