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씨신문

기달사고

중 2 ~ 고 1 사이에 있었던 일이다.

그 때 우리 집에서 보던 신문은 한국일보, 동아일보, 조선일보 셋 중 하나였고, 우리 세 자매가 함께 신문을 보고 있었다.

신문 제 1 면 아래에 난 광고에는 사람들 이름이 수두룩하게 적혀 있었는데, 아마 무슨 협회나 단체 같은 곳에서 낸 광고였을 거다. 문제는 그 사람들 이름이 모두 한자로 적혀 있었다는 데서 비롯됐다. 내가 어째서 그런 요구를 받았는지는 기억나질 않지만.

"이거 읽어 봐."

"어, 이건 ○○○, 이건 △△△, 이건 □□□."

더듬더듬 내가 한 글자씩 읽어 내려갈 때마다 언니들은 한바탕씩 크게 웃더니 나중에는 혀를 내두르며 말렸다.

"안 되겠네. 그럼 이거나 한 번 읽어 봐라."

그러면서 언니가 짚은 건, 1면 신문 이름 (로고) 밑에 전화번호와 함께 나란히 적혀 있던 네 개의 한자였다. 난 꽤 자신 있게 읽었다.

"기.달.사.고."

라고. 그러자 흔히 뒤집어진다고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으아하하하하하하!"

음, 내가 좀 머리를 굴렸더라면 틀리지 않고 제대로 읽었을 텐데. 옆에 전화번호도 있었으니까 말야.

配達事故

그래도 난 언제나 거의 항상 한문은 100점이었다. 늘 말하지만, 난 한자는 싫어하고 못했어도 한문은 좋아하고 잘했다구.

4335-09-14 | 황미자 | 황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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