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씨신문

공룡이 멸종한 까닭은?

* 이 글은 1993년에서 1995년 사이에 93학번 잡기장에 썼던 것이다.


2주 째 흐린 날이 계속되고 있다. 분명 좋은 날씨는 아니지만 햇빛이 아예 안 비치는 것도 아니고 아직은 적당히 살만하다.

날씨라는 게 사람의 마음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흐린 날이 많은 북구권에서는 자살율이 높다지? 하지만 난 햇빛이 쨍쨍 내리쬐던 지난 2주 전에 비해 기분이 더 우울해졌다거나 하는 걸 느끼지 못하겠다. 아니면 이미 그런 사실을 깨닫지 못할 만큼 중증일지도 모르지만.

그러고 보니 우리가 중생대라고 부르는 시대에 영화를 누리던 공룡이 갑자기 멸종한 이유는, 혜성이나 운석 출동에 의해 지구에 오랜 기간 겨울이 계속됐기 때문이 아닐 수도 있겠다. 어쩌면 그런 날씨로 인해 공룡들이 우울증에 걸려 자살을 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 (동물들도 우울증에 걸린다는 건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니 공룡이라고 해서 너무 무시하지는 말자) 언제나 최대의 적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찾아온다니까.

하루에 열 번씩 외쳐볼까? "밝게 살자! 즐겁게 살자!" 하고. 난 우울증 때문에 멸종(!)되고 싶진 않거든.

4335-08-16 | 황미자 | 황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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