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부르조아가 아니다. 그러니까 늘 자가용 몰다가 어느 날 한 번 버스나 전철을 탔다거나 하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란 거다.
대전이든 홍천이든 갈 때는 늘 고속버스를 이용한 데다가 기차를 탈 때는 같이 가는 일행이 있었기 때문에 기차는 어디서 뭘 어떻게 타는지 등등에 관해 난 한마디로 일자반무식이었다.
그런데 작년 여름 드디어 기차를 타고 대전에 갈 일이 생겼다. 그것도 혼자서 말이다.
우선 대전에 갈 때는 청량리역이 아니라 서울역, 영등포역 또는 수원역에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주변에 알려주는 사람이 많다보니 (엄마, 언니, 오빠 등등등) 어디로 가면 좋을지, 난 우왕좌왕하게 되었다. 하지만 '대전은 내가 간다!' 나는 단호히 영등포역으로 결정했다.
사실 영등포역에 가는 건 처음이었고 그러다보니 실수도 좀 있을 수 있고……. 그럼 이제부터 그 때 있었던 몇 가지 사소한 일들을 나열해 보겠다.
뭐 안경을 안 쓰고 있었으니까 그럴 수도 있지. 안경 쓴 후에는 곧 찾았다.
동대전 다음이 바로 대전인 줄 알았다 뭐. 동대전 가는 기차 선로랑 대전 가는 기차 선로가 각각인 줄 몰랐으니까. 기차표 바꿨다. 직원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쳐다보더군.
사실 그 기차역이 원래가 사람을 헷갈리게 만드는 곳이다.
"대전 가는 기차는 어디서 타나요?"
"마산 가는 기차는 어디서 타나요?"
사람들이 나더러 이렇게 물어보는데 나는 뭐 아나? 제대로 된 표지판조차 없더라.
"이게 마산 가는 거거든요. (기차에 마산가는 거라고 씌여 있었으니까)"
이렇게 친절히 알려주고는 '시간이 다 됐는데 왜 내 기차는 안 오는 거야.' 하고 있는데 역 직원 아저씨가 와서는 어디 가냐고 묻길래 "대전 가는데요?" 했더니, 지금 정차해 있는 이 기차가 대전 가는 거라고 빨리 타라는 거다. 그래서 수 킬로그램의 가방을 짊어진 채 굽 높은 샌들 신고 헥헥 거리며 뛰었다.
대전 발 기차가 마산 발 기차 뒤에 붙어서 가다가 중간에 나뉘는 걸 몰랐으니까 그럴 수도 있지 뭐.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우선은 다른 칸에 탔다. 그리고 내 좌석이 있는 칸으로 가려는데 칸마다 문으로 막혀 있어 문을 열려고 하는데 손잡이를 잡고 문을 옆으로 밀어도 도무지 밀리지 않는 것이다.
'이 문 되게 빡빡하네.'
그렇게 계속 문과 씨름하고 있는데, 뒤에서 어떤 남자가 오더니 문 옆에 있는 단추를 눌렀다. 그러자 문이 스윽 열렸다. 아흐흐~
며칠 전 그러니까 6월 23일의 일이다.
이번에도 대전에 가기 위해 나섰는데 오빠네가 이사가는 바람에 기차가 아닌 고속버스를 타게 되었다. 고속버스 이용해 본 지 1년도 더 됐는데.
버스 출발 시간이 10분 정도 남아서 나갔더니 버스는 와 있는데 사람들이 타지는 않고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왜들 줄 서 있는 거지?'
그런데 더 이상한 건 버스가 사람들로 꽤 가득 차 있다는 것이었다.
'버스에 탄 사람들은 또 뭐야?'
버스가 출발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줄 선 사람들은 아무도 버스에 타지 않았다.
'????????????????'
그 때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내 뒤로 오면서 "몇 시 차예요?" 라고 물어보셨다.
"7시 20분 찬데요?"
"그럼 빨리 가서 차 타요. 지금 줄 서 있는 사람들은 다음 번 차 기다리는 거예요."
"넹?"
후다닥~
완전히 바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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