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수돗물에 플루오린 (불소, F)을 넣는 것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플루오린은 충치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를 변색시키는 부작용이 있는 데다가 불소는 독극물에 자주 등장한다는 게 문제다.
지난 6월 15일 수돗물에 플루오린을 넣는 내용을 담은 구강보건법 개정안을 장향숙 (열린우리당) 의원 등 10여 명이, 과연 이 안의 내용을 제대로 알고나 서명했는지 의심스럽지만 하여튼, 국회에 제출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이번 구강보건법 개정안의 내용은 다음과 같이 풀어쓸 수 있다.
일단 각 지자체가 반드시 수돗물에 플루오린을 넣어 공급해야 한다. 다만 여론조사를 통해 주민 과반수 이상이 반대하면 수돗물에 플루오린을 넣지 않을 수 있다.
결국 현실적으로 보면, 강제로 반드시 의무적으로 수돗물에 플루오린을 넣겠다는 뜻이다.
반대 의견들이 쏟아졌다. 물론 찬성하는 의견도 있다.
수돗물에 플루오린을 넣는 데 따르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효과 문제. 플루오린을 넣은 수돗물이 정말 충치 예방에 효과가 있는가?
효과가 있다고도 하고 별로 없다고도 한다. 특히 충치 예방 효과가 플루오린이 이에 닿아서 나타나는 것인지 플루오린을 먹어서 나타나는 것인지를 확실히 해야 한다. 전자에 의한 효과라면 1년 열두달 플루오린을 먹고 마실 까닭이 없잖아?
둘째, 안전성 문제. 플루오린을 넣은 수돗물을 마시거나 몸에 발랐을 때 부작용은 없는가?
이가 검어지고 심할 경우 부서지기도 한다 (이건 고등학교 화학시간에 플루오린에 대해 배우면서 들은 얘기). 플루오린을 기준치 이상 섭취했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그런데 문제는 기준치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데 있고 내 기준치가 얼마인지 어떻게 아느냐는 데 있으며, 따라서 이런 불행이 내게 찾아오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그리고 뼈암 발생률이 높아진 연구 결과도 있고, 그 외 중추신경계, 내분비계 교란 호르몬으로서 작용하는 문제 등이 일컬어지고 있다. 한 가지 알아둘 것은 수돗물에는 염소가 들어 있는데 염소가 들어 있는 수돗물이 피부나 몸에 좋지 않은 건 이미 알려져 있으며, 기체로서 볼 때 염소보다 더 나쁘고 독한 게 바로 플루오린이란 사실이다. 그리고 쓸모는 있지만 몸에는 참 안 좋더라고 알려진 화합물 중에는 플루오린이 들어있는 게 많다. 화학을 배우면 대개가 플루오린을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될 뿐만 아니라 꺼리게 된다. 난 고등학교 때부터 플루오린을 꺼리고 있다.
셋째, 절차상의 문제. 니네 맘대로 우리가 쓰고 마시는 물에 플루오린을 넣어도 되는가?
된다는 사람도 있고 안 된다는 사람도 있고 그런 것쯤 무시해도 된다는 사람도 있고 아예 신경 쓰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기사를 보면 우리나라 12세 아동의 평균 충치수는 2003년 3.3개로 1972년 0.6개에 비해 5배나 늘었다고 하는데, 그럼 왜 늘었는지 이유를 밝히고 그 원인을 없애거나 줄이려고 노력하는 게 먼저 아닐까?
그런데 어떻게 약부터 쓰고 보겠다는 생각이 나오는 걸까? 꼭 약을 써야 할만큼 그토록 급박하고 위험한 상황인가? 차라리 설탕이 잔뜩 들어가 있는 대부분의 가공식품부터 먹지 않도록 홍보하고 마트에서는 이런 제품을 한 묶음씩 묶어 팔지 못하도록 하는 게 충치 예방에 더 낫겠다. 설탕이 들어가 있는 먹을거리를 먹을 선택권은 그대로 두면서 플루오린이 들어가지 않은 수돗물을 쓸 선택권은 현실적으로 뺏겠다는 건가? 게다가 유전자 변형(조작) 농작물도 그렇고 이것도 그렇고, 쓰기 싫으면 엄청나게 위험하다는 걸 먼저 밝혀보라는 꼴이니. 일단 쓰고 보겠다는, 우리나라 xx부의 일관된 일처리.
아니, 이건 충치 증가율이 저렇게 나와서 그런 까닭으로 플루오린을 수돗물에 넣겠다는 게 아니라 마치 수돗물에 플루오린을 넣기 위한 평계로 저 통계를 가져다가 쓴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좋게 말해 가난한 집 사람들, 약자를 충치로부터 구해주겠다고 하지만, 만약 이 사람들이 플루오린이 들어가지 않은 물로 씻고 플루오린이 들어가지 않은 물로 만든 음식을 먹고 싶다면 생수를 사거나 플루오린을 걸러주는 기계로 수돗물을 걸러 쓰거나 (수돗물에 들어있는 염소를 걸러준다는 기계는 이미 나와 있다) 약수를 떠다 먹어야 된다는 뜻이 된다. 돈이 없는 이들을 위하겠다는 게, 선택 단계를 거치고 나면 다시 시간과 돈을 써야 할 문제가 되어 버린다. 정수기로 거른 수돗물을 쓰느냐 마느냐로 나뉜 수돗물 웰빙에 다시 플루오린까지 더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선택권이란 애초부터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충치를 줄여보겠다는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같은 곳의 주장도 웃길 뿐이고.
사실 복지부와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같은 데서 나서서 진행시키고 있기 때문에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일들이 과학이나 의학 연구에 바탕을 두고 진행되기 보다는 그저 신념이나 아니면 말할 수 없는 다른 그 무엇 때문에 진행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장향숙 의원은 대체 무엇이 계기가 되어 아니면 누구와 연이 닿아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해서, 웰빙과 거꾸로 가는 이 안을 내게 된 걸까?
그리고 충치보다는 이가 검어지는 게 더 싫다. 흑치미자가 되고 싶진 않다고.
앞으로 정수기에서 플루오린을 걸러내는 기능은 필수. 치아 미백 시장은 초고속 성장할 것으로 보임.
수도물불소화 반대 국민연대라는 데도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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