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말이 되면 나오는 크리스마스 씰. 생긴 건 일반우표랑 똑같지만 우표로는 쓸 수 없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로는 한 번도 씰을 사지 않았는데, 사실 학창시절 크리스마스 씰은 산 이유는 굳이 씰은 모으는 취미가 있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살 것을) 강요받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씰은 대부분 초중고 학생들에 의해 (강제) 구매되고 있다는 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 아닌가?
그러나 여기! 강제 구매가 아니어도 사고 싶은 씰이 나왔다. (그동안 나온 씰 중에도 그런 씰이 없었다고는 하지 않겠다)
올해 크리스마스 씰에는 둘리와 그의 친구들이 등장, 축구를 함께 하면서 2002년 월드컵을 홍보하고 있다. 디자인을 한 사람은 둘리의 원작자인 김수정씨. 예전에도 만화를 주제로 한 씰이 나온 적이 있긴 하지만 그때는 씰의 디자인을 만화의 원작자가 맡지는 않았다.
씰의 전체 세트는 20장의 씰로 구성되어 있으며 (5칸×4줄), 축구장을 배경으로 해서 둘리와 그의 친구들이 벌이는 축구시합을 이야기가 있는 하나의 온전한 만화로 보여주고 있다.
또치가 공을 갖고 빨간 웃도리편의 수비 진영으로 향한다. 공은 길동 아저씨에게 넘어가고 아저씨는 마이콜의 수비를 넘어 골문 앞의 공실이에게 패스. 그러나 선수 1의 헤딩으로 공은 빨간 웃도리편의 도우너에게 넘어간다. 이제 발 빠르게 파란 줄무늬 웃도리편의 수비 진영으로 넘어가는 도우너와 마이콜.
"자, 간다!"
도우너는 둘리에게 공을 패스하지만 희동이의 난폭한 태클에 걸리고 마는 둘리.
"오마나!"
희동이는 심판에게서 옐로우 카드를 받고 둘리는 자유투 (프리킥인가?) 기회를 얻는다. 불안에 떠는 골키퍼 또치를 바라보고 서 있는 둘리와 도우너. (그들 등번호는 각각 "20", "02", 연속으로 "2002")
"둘리야, 잘 해."
도우너의 격려 속에 둘리 슛 시도! 그러나 헛발질하고 마는 둘리. 도우너가 째려본다.
"야호!"
길동이 아저씨 신났네.
"아저씨, 공 가요!"
그러나 이게 왠일이람? 또치가 찬 공은 길동 아저씨의 뒷머리를 맡고는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오고 만다.
"휘이익~ 골인!"
"야호!"
둘리랑 도우너는 서로 껴안고 마이콜도 웃도리를 훌러덩 올리며 신나하는데, 길동 아저씨는 또치를 째려보시네. 아, 무시라.

개인적으로 이 씰에서 가장 인상적인 경기를 보여준 건 희동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두 컷에서 밖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거친 태클을 시도하고 옐로우 카드를 받음으로써 그 누구보다도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데 성공했다.
크리스마스 씰은 우체국에 가면 살 수 있다. 사야겠다고 마음먹었으면 지체없이 달려가시라. 동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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